Hado Lab

하도의 생각 연구소

Research/철학 • 사회

사변적 실재론

하도. 2023. 12. 2. 23:13

사변적 실재론

21세기 최전선의 철학사상 흐름은 신유물론과 사변적 실재론이다. 

 

 

전통적 유물론은, 어떤 객체를 모두 '아래로 환원' 시킨다.

즉, 어떠한 객체를 그것을 구성하는 더 작은 요소들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물은 물, 공기, 불, 원자 등으로 환원할 수 있다. 

 

이때의 문제는, 그 작은 요소들이 다시 객체가 되어 존재할 때, 그 객체는 자신의 구성 부분과 역사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되어 있다.

하위 계층엔 없는 특성이나 행동이 상위계층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창발 현상이 생기고, 아래로의 환원은 이것을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작은 요소'로의 환원으로 상상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전통적 유물론에서, 객체는 그 구성에 독립되어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다. 

지금껏 우리에게 모든 객체는, '나'와 '인간'의 시선에서만 바라본 것이다.

 


 

2007년, 영국의 철학운동으로 사변적 실재론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 다른 네 명의 철학자의 생각에서 공통분모를 뽑아 워크숍을 열었고, 그 워크숍의 이름이 사변적 실재론이었다.

 

레이 브라시에의 "프로메테우스 주의"

그레이엄 하먼의 "객체 지향 존재론"

이언 해밀턴 그랜트의 "생기론적 관념론"

캉탱 메야수의 "사변적 유물론"

 

'실재론'이란, 인간의 생각과 무관한 세계가 존재함을 원칙으로 삼는다.

'사변적'이란, '경험의 도움을 받지 않는, 순 이론적인 것'으로,

세계가 우리의 직관에 반한다는 것을 전제하여 실재 자체에 다가가려면 사변적인 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있어야만 사고할 수 있는 세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인간의 존재와 무관하게 세계가 존재함에 대하여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저 세계의 관찰자일 뿐이며, 내가 없어도 세계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중심으로 사고할 수 있음은, 

인간보다 더 많은 자연의 객체들을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아닐까.